보아라 저 바다가 어떻게 피는지
노랗게 피어 있는 누이야
얼마나 생각이 간절했으면
먼 바다가 노랗게 불을 밝히고
일출봉을 오르고 있을 때
바닷속에 잠든 아버지의 등은 꺼져 있고
바다 위에는 하얀 연꽃만 일고 있구나
한라산 올라가는 길 따라
바람은 사납게 으르렁거리고
우박이 때아니게 후둑거린다
여기와 저기가 이렇게 다르구나
꽃피는 봄바다에 아버지 안 계셔도
저 바다가 울음인 것을
검은 물옷 입고 바다로 들어가는 누이야
어머니 가슴에도 꽃을 피워야 하지 않느냐
저 노란 울음으로 피는 유채꽃 한송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