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 및 영상詩

詩로 쓴 나의 詩篇

洪 海 里 2013. 9. 22. 04:15

 

詩로 쓴 나의 詩篇

 

 

 

다시 시를 찾다

 

洪 海 里


 

물속으로 내리박았던
물총새,
나뭇가지에 앉아, 잠시,
진저리치듯.

온몸을 폭탄으로
또다시,
물속에 뛰어들기 위하여
물속을 들여다보듯.

 

 

 

시안詩眼

 

洪 海 里

 

 

 

한 권의 시집을 세우는 것은

시집 속 수십 편의 시가 아니라

한 편의 빼어난 시다.

 

한 편의 시를 살리는 것은,

바로,

반짝이는 시의 눈이다.

 

스스로

빛나는

시의 눈빛!

 

그 눈을 씻기 위해

시인은 새벽마다

한 대접의 정화수를 긷는다.

 

 

 

 

약손

 

洪 海 里

 

 

 

아픈 배 쓸어 주고

언 마음 녹여 주던,

 

무거운 등 두드려 주고

처진 어깰 껴안아 주던,

 

거칠어도 고운

못생겨도 예쁜

어머니의 따뜻한 손 같은 詩,

 

부디, 그러하기를

나의 詩여!

 

 

 

 

 

명창정궤明窓淨几의 시인에게

 

洪 海 里

 

 

 

살기 위하여

잘 살기 위하여

쓰지 말고,

 

죽기 위해

잘 죽기 위해,

 

쓰고, 또

써라.

 

한 편 속의 한평생,

인생이란 한 권의 시집을

시인아!

 

 

 

 

죽순

 

洪 海 里

 

 

죽순은 겨우내 제 몸속에 탑을 짓는다

아무도 소리를 듣지 못하는 물탑이다

봄도 늦은 다음 푸른 비가 내려야 대나무는

드디어 한 층씩 세워 탑을 이룬다

때맞게 꾀꼬리가 뒷산에 와

아침부터 허공중에 금빛 소리를 짓는다

대나무는 칸칸마다

질 때도 필 때처럼 선연한

동백이나 능소화 같은 소리를 머금어

드디어 소리꾼이 된다.

 

숨어 사는 시인이 시환詩丸을 물에 띄우듯

대나무는 임자를 만나 소리 한 자락을 뽑아내니

산조니 정악이니 사람들은 이름을 붙인다

죽순이 드디어 대나무가 되고 난 연후의 일이다.

 

 

 

 

 

 

 

 

 

 

 

 

 

 

 

 

 

 

 

 

 

 

 

 

 

 

'시화 및 영상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키스  (0) 2013.09.24
<시> 가을 들녘에 서서  (0) 2013.09.23
[스크랩] `추천 영상시` 방 신설 - 시인이여 시인이여  (0) 2013.09.16
<詩> 금강초롱  (0) 2013.09.10
<시> 독종毒種  (0) 2013.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