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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멀면
아름답지 않은 것 없고
귀먹으면
황홀치 않은 소리 있으랴
마음 버리면
모든 것이 가득하니
다 주어버리고
텅 빈 들녘에 서면
눈물겨운 마음자리도
스스로 빛이 나네
오늘 ‘길에게 길을 묻다’에서는
홍해리님의 ‘가을 들녘에 서서’ 라는 시 함께 했습니다.
보지 못할 땐
그저 볼 수만 있어도 행복할 것 같고
들을 수 없을 땐
그저 듣기만 해도 행복할 것 같은데..
무엇이든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게 되면
오히려 마음은
더 많은 것들을 보지 못하고
더 많은 소리들을 듣지 못하게 되지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으면
작은 일에도 마음은 기쁨으로 가득 차지만,
뭔가를 바라고 기대하는 마음이 이미 가득 차버리면
기쁨이 들어갈 틈은 그만큼 줄어드 것 같아요.
마음을 버리는 일..
그건 무언가를 포기하는 일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맞을 준비 같은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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