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평론·시감상

시감상 /「부채」: 여연(시인)

洪 海 里 2016. 11. 28. 15:55

『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

- 홍해리 시인의 열아홉 번째 시집
  도서출판《움》111쪽,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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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洪 海 里



한평생
바람만 피웠다


여름내 무더위에
몸뚱어리 흔들어 쌓다


살은 다 찢겨나가고
뼈만 남아


초라한 몰골
아궁일 바라보고 있다

- ‘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에서


  짧고 쉬운 8행에 인생이 담겨 있다.

파란만장한 세월을 8행으로 요약해내는 솜씨가 놀랍다.

이것이 시인의 연륜인가 보다.

  말을 아끼고 핵심어만 배열한 시에서, 비움으로써 채우는 ‘선 사상’을 보는 듯하다.

단어와 단어, 행과 행, 연과 연 사이에 설명들을 모두 제거하고 알맹이만 연결하여

이렇듯 말끔한 시가 탄생했다.

  부채가 평생 피운 바람은 부채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닐게다.

허망한 삶인 것 같아도 누군가에게 즐거움을 준 삶이면 족하지 않겠는가?

읽으신 분들께 감상의 기회를 드리기 위해서 시 감상을 짧게 한다.

홍해리 시인의 시에서 비움의 미학을 배운다.

※ 좋은 시를 읽으면 마음이 풍요로워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