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새·섬·그림·여행·음식

호반새

洪 海 里 2018. 3. 24. 05:14

  ‘은쟁반에 구슬 구르는 소리’ 호반새

호반새 한 쌍이 작은 먹이를 주고받고 있다.


여름철새 중에 ‘뾰로~롱~롱~ 뾰로~롱~롱~’ 은쟁반에 구슬 구르는 듯한
소리를 내는 호반새가 있다. 초여름에 찾아온 호반새는 한적하고 먹이사냥터가 좋은 다랭이 논과
개울 주변에서 활동하며 알을 낳고 번식할 둥지를 찾아다닌다.

나뭇가지에 함께 앉아있는 호반새 한 쌍이 주변을 살피고 있다.



은사시나무 구멍에 알을 낳아 품고 있던 호반새 암컷이 간간이 밖을 내다본다.



은사시나무 같은 곳에 딱따구리가 파놓은 구멍을 둥지로 사용하지만 간혹 흙 절개지에 구멍을 파거나
청호반새가 사용했던 묵은 둥지에 번식을 하기도 한다.

대체로 새들은 보호색을 갖추어 천적의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주황색의 몸과 붉은 부리의 호반새는
푸른 숲 속에서도 눈에 잘 띈다. 호반새 눈망울은 그 무엇에도 두려움이 없는 숲속의 귀족 같아 보인다.
호반새 어미들은 어린 것들이 부화되면 가재와 개구리, 미꾸라지, 땅강아지 등을 사냥해 분주한 날갯짓으로 둥지로 나른다.


호반새가 땅강아지를 사냥해 입에 물고 있다.



번식기를 앞두고 호반새들이 짝짓기를 하고 있다.


어린 것들이 다 자라서 둥지에서 떠날 시기엔, 장지 뱀 같은 파충류와 작은 새들도 사냥해 먹일
만큼 맹금류 못지않은 사냥술을 갖고 있다. 호반새는 천연기념물이거나 멸종위기 종은 아니지만
개체수가 많지 않아 우리나라에선 관찰하기가 쉽지 않다.

이재흥<생태사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