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는 사람은 날마다 12시간 동안 공부하지 않을 때가 없으니, 모름지기 하나하나 점검하여 중단하지 않아야 한다.”
1880년 경북 안동의 선비 윤최식(尹最植)은 저서 ‘일용지결(日用指訣)’에서 계획적인 시간 관리의 중요성을 이같이 설명했다. 이 책은 하루를 2시간 간격으로 나눠 시간대별로 해야 할 세부적인 일과를 제시한 일종의 ‘생활지침서’다. 최근 박동욱 한양대 교수가 완역한 일용지결(한국국학진흥원·사진)을 통해 조선시대 선비의 하루를 생생하게 엿볼 수 있다.
하루 종일 책만 읽는다면 금세 지치기 마련. “모름지기 일용하는 사이에 그림과 화초를 구경하고, 시내와 산에서 물고기가 놀고 새가 우는 것을 즐기며 늘 순조로운 경지에 있게 해야 한다”는 구절은 여유를 잊은 현재 한국사회에도 울림을 준다.
박동욱 교수는 “하루라는 시간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일종의 조선시대판 ‘시(時)테크’라고 볼 수 있다”며 “자신에게는 엄격하되 다른 사람에게는 너그럽게 대하기를 권면하는 내용도 눈여겨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동아일보 2019. 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