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의 작은 섬
洪 海 里
나이 들면
가까운 것이 더금더금 멀어져
너와 나 사이
안개가 녀릿녀릿 내린다
우리는 어둠 속으로 서서히 침잠하고
눈물겹게 눈맞추던 것들
하나 하나 애운하니 배웅하고 나면
눈눈이 침침해도
끙끙, 숨차! 할 것 없다
모두가 스스로 사라지는 것
때로는 풀어지고 싶은 우련한 나이
눈결에 보이던 것들 다 사라지고
광막한 우주도 마음속의 작은 섬
이제 적막은 입술보다 부드럽고 달콤하다
눈이 가는 곳마다
방난 너와 나는 혼자일 터
눈맛 좋은 꽃들을 보기 위하여
이제 떠날 채비를 서두를 시간
눈물나라 눈물나라
입맞춤이 꿀이 아닐 때도 있나니
아슴푸레 제사날로 날아가는 세월이여
보이는 것 아무것도 없으니
너에게나 나 기댈 밖에야!
(2003. 7.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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