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0월 13일 화요일, 맑음
가을이라고
술 취한 사내
밤 늦어 홀로 돌아올 때
휘청거릴까 봐
넌지시
내려다보고 있는
나이 든 아내
젖은 눈빛.
홍해리 시인께서 보내주신 시집 「치매행致梅行」에 실려 있는 “그믐달”이라는 시다.
치매에 든 아내를 보살피는 선생님의 애정 어린 노고가 너무도 생생하여 월간「우리詩」에
연재되는 그분의 시들을 읽고 또 읽어온 터다.
시를 짓는 벗들과 어울려 약주 한잔 하고 밤늦게 귀가하더라도 선생님을 기다리던 아내의
간절하던 눈빛을 더 이상 볼 수 없어 당신 눈이 저절로 젖어가는 심경이 느껴진다.
가을타는 모든 남정들이 그렇겠지만 모든 것을 망각해 버린 아내를 보살피고 있는
한 노시인의 외로움이 가슴에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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