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마음이 지워지다』(2021)

꿈길에 서서

洪 海 里 2022. 4. 15. 04:10

꿈길에 서서

- 치매행致梅行 · 21

 

洪 海 里

 

 

걸어서 갈 수 없어 아름다운 길

눈부터 취해 가슴까지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멀리멀리 돌아서도 갈 수 없는 길

안개 속으로 구름 속으로 헤매고 있었습니다

 

눈으로 입술로 가슴으로도 못 가는 길

가까워도 멀기만 해 어둠 속 둥둥 떠 있었습니다

 

내  생生의 이물과 고물 사이 가지 못할 길 위로

그리움은 다리를 절며 절며 돌아가고 있습니다

 

아내가 가는 길은 가지 말아야 할 길

그 길을 아내가 홀로 가고 있습니다. 

 

- 동양일보 2022. 0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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