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마음이 지워지다』(2021)

洪 海 里 2022. 4. 15. 15:40

- 치매행致梅行 · 80

 

洪 海 里

 

 

 

 

난蘭 찾아다니느라 늘 집을 비웠으니

아내가 얼마나 외로웠을까

난에게 남편 빼앗긴

주말과부의 가슴이 얼마나 시렸을까

 

친구들과 술 마시고 자정에야 돌아와

새벽이면 빠져나가고

밤이면 다시 취해 기어서 들어왔으니

술에 익사한 남편을 건사하는 아내

사는 게 어디 사는 일이었겠습니까

 

시 쓴답시고

밤낮 시詩답지도 않은 걸 끼적거리며

시 쓰는 친구들 불러내 술이나 마셔 댔으니

시에게 남편을 내주고 술에게 빼앗기고

 

아내는 모든 걸 놓았습니다

다 버렸습니다

이렇게 된 것은, 바로 

내 탓, 내 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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