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마음이 지워지다』(2021)

짓는다는 것

洪 海 里 2022. 4. 16. 10:42

짓는다는 것

치매행致梅行 · 158

 

洪 海 里

 

 

 

반달 하나 하늘가에 심어 놓고

눈을 감은 채 바라다봅니다

 

먼 영원을 돌아 달이 다 익어

굴러갈 때가 되면

 

옷 짓고 밥 짓고 집 지어

네 마음 두루두루 가득하거라

 

내 눈물 지어 네 연못에 가득 차면

물길을 내 흘러가게 하리라

 

사랑이란 눈물로 씻은

바람과 햇빛 같은 것 아니겠느냐

 

아내여, 네 웃음에 나도 따라 짓지만

어찌하여 그것이 이리도 차고 아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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