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난초銀蘭草
홍 해 리
무등의 바람
춘설헌 작설차 향기
증심사 풍경소리
은빛 잠을 깨어 하얗게 웃고
갈 사람 다 돌아간 산모롱이만
빤히 바라보며
신명난 길이 되어
나그네를 품어 안는 종소리 속에
한 해를 이렇게 서서 가면
또 한 해가 오는 것을 믿고
글썽이는 눈빛 모아
절창을 풀어내는
흰 관의
女子.
금란초
洪 海 里
무등의
산록
금빛
화관을 이고
황홀한
화엄세계를
꽃
한 송이로
열고 있는
女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