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 및 영상詩

처음처럼

洪 海 里 2024. 4. 28. 06:41

 

처음처럼

 

홍해리


'처음'이라는 말이 얼마나 정겨운가요
'첫'자만 들어도 설레지 않는지요
첫 만남도 그렇고
첫 키스는 또 어때요
사랑도 첫사랑이지요
첫날밤, 첫새벽, 첫정, 첫잔
나는 너에게 첫 남자
너는 나에게 첫 여자이고 싶지요
"처음 뵙겠습니다
잘 부탁합니다!"
자리에 앉아 처음으로 따르는 한잔의 술
첫 키스의 아련한 감촉처럼이나
첫날밤의 추억처럼 그렇게
잔을 들어 입술에 대는 첫잔
첫정이 트이던 시절의 상큼함 만큼이나
나도 처음처럼
너도 처음처럼
언제나 처음처럼이라면
물로 시작해 불로 끝나는
홀로 왔다 홀로 가는 긴 여로
처음처럼 그렇게 살다 갈 수 있다면.

 

* https://cafe.daum.net/autumnlove7에서 옮김.

                                   * 박성환 님의 손글씨! 2024.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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