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평론·시감상

오형근 시집 『거울 앞에 섰을 때는 열중쉬어는 안 된다』의 表辭

洪 海 里 2025. 2. 18. 08:48

 

오형근 시집 『거울 앞에 섰을 때는 열중쉬어는 안 된다』

표사表辭

 

"'시인의 말'을 쓰려고 하니/ 자꾸/ 작아지네./ 부끄러워진다."라는 시인의 말을 보면

오형근 시인이 어떤 사람인가, 어떤 시를 쓰는 시인인가를 알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시에 대한 마음가짐이 곧고 굳으며 세상을 향한 생각과 정신이 착하고 바르구나 하는 

느낌이다.

"시는 짧고 쉽고 재미있고 깊어야 한다."는 시론을 이번 시집의 작품을 통독하면서 

자주 되새겨보는 기쁨을 누릴 수 있어 흐뭇한 마음이 들었다. 시를 누가 함부로 말하고 

논하고 평할 수 있겠는가. 자신과 주위를 가감없이 그려내는 자전적 서술과 담백한 

비유로 간결하게 나타내는 표현과 올바른 삶을 지향하는 그의 철학은 읽는 이로

하여금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기에 충분할 것이다.

짧은 시라고 결코 가벼운 소품이 아니다. 시를 짧게 쓰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가.

짧으면서도 길고 쉬우면서도 깊고 재미있으니 시로서 갖출 건 다 가지고 있다.

시에도 격이 있으니 그의 시를 두등에 두고 싶다. 시는 생물이다. 누가 뭐라든 고산대의 

설한풍 속에 꿋꿋이 서 있는 천년 주목의 시인으로 가벼운 입술의 말 같은 시는 쓰지

않는, 시를 살아내는, 시인이 되길 바라며 이번 시집이 앞으로 쓰게 될 많은 작품의

새로운 출발점이 되리라 믿어 시집 말미에 꽃 한 송이 그려 넣는다.

             - 홍 해 리(시인)

 

 2025. 02. 18.

 

* 朱木 : 홍철희 작가 촬영. 2012.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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