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우리들의 말』1977

<시> 너를 보내고

洪 海 里 2005. 11. 4. 04:38

 

너를 보내고

 

홍해리(洪海里)
 

돌아서는 사내의 뒷모습
그의 어깨에 얹히는
어둠의 무게.

너는 내 혓바닥에 돋아나는
천 개의 바늘
나의 비인 얼굴에 깔리는
살구꽃빛 설움이다.

너를 보내고
혼자서 돌아서는 한밤의 달빛
발밑에 으스러져
수 천의 별이 떨어진다.

저마다 혼자서인 가로수 아래
바람 속에 잠깨는 가로수 아래

돌아서는 시내의 뒷모습
그의 어깨에 얹히는
어둠의 무게

 

- 시집『우리들의 말』(1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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