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 및 영상詩

<시그림> 선운사에서 / 손영락 화백과 우이동시인들(조선일보)

洪 海 里 2005. 12. 6. 05:36
[스크랩] 선운사에서 / 홍해리 | 문화관광 코스


고창을 영상으로
詩: 禪雲寺에서

 

     
    눈 내린 선운사 동백숲으로
    동박새들 모여서 재재거리고
    눈 위에 반짝이는 겨울 새소리
    도솔암 오르는 길을 따라서
    낭랑하게 선문답하는 개울 물소리
    은빛으로 반짝반짝 몸을 재끼는
    솔잎 사이 바람이 옷을 벗는다
    암자엔 스님도 보이지 않고
    풍경소리 홀로서 골을 울린다
    온 세상이 눈에 덮이고 나니
    이것이 사랑이란 생각이 든다
    늦잠자던 색시들 동백장 색시들
    봄에 오마 약속하고 떠나버린
    잊혀진 듯 고요한 사하촌 하늘
    종일토록 눈은 내려 산하를 덮고
    텅 빈 적막 속에 잠든 겨울 꿈
    깨앨까 마알까 하는 2월말
    이따금 드나드는 찻소리까지
    눈에 덮여 눈에 보이지 않고.
    詩: 洪海里
    

출처 : 고창을 영상으로 | 글쓴이 : 가온누리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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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애인 화가와 시인들의 만남
  • 입력 : 1998.04.17 19:20 / 조선일보
    • 서울 우이동에서 소년기를 보낸 장애인 화가와 '우이동 시인들'의

      만남.

      22∼28일 서울 운니동 운현궁미술관(02-766-7967)에서 열리는 한

      국화가 손영락씨(45)의 개인전이 그런 자리다.



      사진설명 :

      우이동시인들과 화가. 사진 왼쪽부터 이생진, 임보, 손영락, 홍해리, 채희문씨.


       

    • 홍익대 미대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던 중 척추와 무릎관절을 다

      쳐 중퇴한 손씨가 동인지 '우이동 시인들'로 유명한 이생진 임보 채

      희문 홍해리씨들과 만난 것은 작년 여름. 10여년전 이생진 시인의 성

      산포를 노래한 시 낭송테이프를 듣고 감동했던 손씨가 '우이동 시인

      들' 시집을 구해본 후, 이생진 시인이 자신의 소년기 향수가 서린 우

      이동에 살고 있는 것을 알고 찾아나선 것이 계기였다. 손씨는 내친

      김에 '우이동 시인들'의 시를 소재로 그림을 그려도 되겠느냐고 물었

      고, 시인들은 "우리야 좋지만, 괜히 격떨어뜨려 그림 다치는 것 아니

      냐"고 답했다.

      사실 손씨는 지금도 시시때때로 온몸을 옥죄어오는 통증 때문에

      정상적인 화가 활동은 커녕 운신도 쉽지 않은 처지이다. 그러나 '언

      제 내게 주어진 시간이 멈출지 몰라' 남은 예술혼을 불태우려는 손씨

      에게 시인들은 감동했다. 만날 때마다 그에게 용기를 불어넣었다. 덕

      분에 손씨는 이생진 시인의 '성산포에서는 사람이 절망을 만들고/바

      다는 절망을 삼킨다…'는 시를 그림으로 그리기 위해 노란 유채꽃이

      만발한 제주도 성산 일출봉에 불편한 몸을 이끌고 스케치여행을 하기

      까지했다.

      출품작 32점. 임보씨(충북대 교수)는 "어려운 조건에서 지칠 줄

      모르고 작업하는 손씨의 모습을 보며 우리도 용기를 얻는다"고 말했

      다. (김한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