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애란愛蘭』1998

<시> 中心

洪 海 里 2005. 12. 9. 04:23

중심中心

- 愛蘭

 

난초꽃 피어 아침 일찍
남한산성으로 바람 쐬러 나가고
난초꽃 있던 자리
허무 한 자락이 비수처럼
반짝이고 있네
짙은 안개가 휩싸이는 이 그리움
마음이 몸보다 무거운 날
입술만 태우며 헤매이고 있네

그대의 中心이 무엇이라 하겠는냐?

세상의 모든 것들이 흔적만 남고
시간은 사라져 버리는가
남한산성 골짜기 꽃들도
이제는 다 시들어 떨어지고
꽃과 꽃 사이를 채우던 그대여
서리 내려 마른 풀잎 꼿꼿이 일어서는데
난초꽃 피어, 상강날
남한산성으로 바람 쐬러 나가고 ……

그대의 중심이 무엇이라 하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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