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시집 1979~1981/『산상영음山上詠吟』(1979)

메밀꽃

洪 海 里 2006. 3. 4. 11:07

메밀꽃

 

홍 해 리

 

 

소복을 한 젊은 여자가
달빛과 달빛 사일 오가며
천상에서 바래인 옥양목 한 필을
산간에 펼쳐 널고 있다
겨드랑이 아래로 사태지는 그리움
저 서늘한 불빛으로 달래이며
천년을사루어도 다 못할 정을
하얀 꽃으로 피우고 있다
달이 이울면 산이 쓸리고
반쯤 젖어 흔들리는 고운 목소리
알몸의 어둠을 하얗게 밝히고 있다.

 

(『우리들의 말』1977)

'3인시집 1979~1981 > 『산상영음山上詠吟』(1979)'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시 가을에 서서  (0) 2013.07.15
[스크랩] 선화공주 / 홍해리님  (0) 2007.06.07
바람 한 점  (0) 2006.03.04
안개꽃  (0) 2006.03.04
그리움을 위하여  (0) 2006.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