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중 4

산수유 그 여자

산수유꽃과 생강나무꽃은 비슷하다. 진달래보다도 더 일찍 피는 눈 속의 매화나 동백 말고는 초봄에 가장 먼저 피우는 것도 같다. 그러나 비슷하다는 말은 어폐가 있다. 왜냐하면 산수유꽃, 생강나무꽃은 우선 색깔이 노랗고 멀리서 보면 거의 구분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산에서는 산수유를 볼 수가 없고 생강나무는 깊은 산은 아니더라도 산에 가야 만날 수 있는데 가까이서 보면 꽃모양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꽃이 다를 뿐 아니라 수피도 다르고 잎도 다르다.   산수유와, 생강나무꽃은 둘 다 진달래나 목련, 벚꽃처럼 잎보다 꽃을 먼저 피우지만 산수유는 암수한꽃이며 생강나무는 암수 딴그루이다. 꽃 모양 또한 전혀 다르다. 생강나무꽃은 전문가가 아니라면 암수 꽃 구분도 어려울 뿐 아니라 작은 꽃들이 여러 개 뭉쳐 피며 꽃..

벼꽃 일다

벼꽃 일다 洪 海 里  벼꽃 이는 걸 보셨는가벼도 꽃을 피운다는 걸 아시는가아침나절 씨껍질 슬그머니 열고 암술 수술이 만나, 자릿자릿짝짓기를 하고 슬그머니 문을 닫는다그래야 알이 차고 여물어 밥이 되는 것을아시는가벌써 푸른 논에서는햅쌀밥물 잦히는 냄새가 난다새 보는 할아버지새참 이고 나온 어머니막걸리 따르는 소리물꼬에 물 드는 소리내 입으로 들어갈 밥이다나의 생명이다내가 가야 할 길이고 역사다벼꽃은 질박의 극치,수줍음 많은 벼가 자지를 내밀고 있다지금 한창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