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리 시인 난정기蘭丁記임 보 (시인)세이천洗耳泉 오르는 솔밭 고개바다만큼 바다만큼 난초蘭草밭 피워 놓고한란寒蘭, 춘란春蘭, 소심素心, 보세報歲흐르는 가지마다 그넷줄 얽어구름을 박차고 하늘을 날다빈 가슴에 시가 익으면열 서넛 동자놈 오줌을 싸듯세상에다 버럭버럭 시를 갈긴다.졸시집『은수달 사냥』(1988)에 수록되어 있는 「난초 書房 海里」라는 글인데 난정에 대한 인상을 8행의 짧은 시 속에 담아 본 것이다. 그가 난에 심취한 것은 세상에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한때는 남도의 산하를 매 주말 누비며 채취해 온 기천 분의 춘란을 기르기 위해 자신의 집보다 넓은 온실을 갖고 있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그를 ‘蘭丁’이라고 칭호한 것이다. 그러니 난정이 난을 즐긴다는 것은 특별한 정보랄 것도 없다. 이 글의 핵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