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치매행致梅行 · 4 洪 海 里 아내는 어린애가 되었습니다.내가 밖에 나갈라치면어느새 먼저 문밖에 나가 있습니다억지로 떼어놓고 외출을 하면왜 안 와?언제 와?늘 똑같은 두 마디전화기 안에서 계속 울고 있습니다내가 자기를 낳은 어미도 아니고아버지도 아닌데한평생 살 비벼 새끼 낳고 기른죄 많은 지아비라서나는 나이 든 아기의 아빠가 되었습니다.오늘도 내 사랑하는 아가는내게 매달려 한마디 말은 없지만그냥, 그냥, 말문을 닫고 웃기만 합니다. * 홍해리 시인이 이란 시집을 냈다. ‘시인의 말’에서 홍해리 시인은 ‘치매는 치매(癡呆)가 아니라 치매(致梅)라 함이 마땅하다. 무념무상의 세계, 순진하고 무구한 어린아이가 되는 병이 치매다.‘라고 말하고 이 시집을 치매 환자를 돌보고 있는 분들에게 바치고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