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세월 바람의 세월 洪 海 里 뒤돌아보면바람은 늘 한 쪽으로만 불었다 내가 하기보다네가 하기를 바랐고내가 해 주기보다네가 해 주기만 바랐다 그러다 보니바람 부는 날 가루 팔러 다니며바람을 잡아매려 하고그림자를 잡으려 들기 일쑤였다 바람 따라 돛도 달고바람 보고 침도 뱉으랬거늘바람벽에 돌이나 붙이려 했으니어찌 바람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으랴 바람 안 부는 곳이 없고바람 앞의 티끌임을 내 어찌 몰랐을까. 『푸른 시간의 발자국』(미간) 2024.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