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 - 치매행致梅行 · 119 洪 海 里 이게, 나야? 이게, 나야? 가족 사진 액자 속 자기를 가리키며 아내는 묻습니다 화장대 위 독사진을 들고 와 또 묻습니다 그래, 맞아! 당신이야! 그런데 그 여자 이름이 뭐지? 한참을 생각하고 나서 아들 이름을 댑니다 그건 아들이고 당신 이름 말야 또 한참 지나 이름을 제대로 말합니다 제 가슴 한쪽에 반짝 불이 켜집니다 아내도 아늠 곱게 웃음을 피우고 웃겨! 웃겨! 하며 사진을 바라봅니다 어린아이가 제 사진을 처음 바라보듯 생판 모르는 사람인 듯 쳐다봅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내를 두고 내가 이러면 안 되는데 하면서도 자꾸만 가슴이 한쪽으로 무너집니다 남편이란 이름이 정말 쓸쓸합니다. 이게, 나야? 그래, 맞아! 이게 나야? 당신, 맞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