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길 - 치매행致梅行 · 17 洪 海 里 아내랑 병원에 갑니다 어디 가느냐 열 번을 묻습니다 왜 가느냐고 또 묻고 묻습니다 그 물음을 나는 가슴에 묻습니다 병원에 간다 의사 만나러 간다 해도 아내는 묻고 또 묻고 그럴 때마다 나는 묻습니다 지금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아늘대는 버들가지처럼 흔들리는 내가 바보겠지요 그래도 함께 갈 수 있는 길이 있어 손잡고 병원 길을 올라갑니다 인생 한 번 살았다고 인생을 다 말할 수 있겠습니까 한번 지나친 길이라고 다 볼 수 있었겠습니까 아느작아느작 흔들리며 병원으로 들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