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속리산
속리산俗離山 洪 海 里 천년 수림의 몸부림도 이파리 가락의 여운도 몸살이 날 일이다 몸뚱어리 하나 못 다스리는 한으로 시퍼러이 멍들도록 가슴 비비는 시장기처럼 오는 가슴앓이를 한잔술로 풀며 꽃 태우는 산덩어리 눈 감으면 꿈이야 어디론 못 오랴 그 길목에 닐니리 불어 육자배기나 뽑아 볼까 이승의 사랑은 은싸라기 달빛 사월이나 초파일 영등놀이 바람소리나 내고 가는 세월은 다섯 자 육신을 묻을 그 꽃밭으로 물오른 초여름 나뭇가지 사이 그리 고운 정도 없이 달은 밝아 복사꽃 살구꽃 억겁으로 지는 밤에 알몸으로 우는 내 풀잎의 이슬방울 꽃 한 송이 다 못 피우는 세월이사 천년 수림의 그늘을 흔들고 있다. -『投網圖』(1969) * 속리산 문장대 : 이양우 시인의 페북에서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