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연습 2

<감상> 시작 연습詩作鍊習 / 금강

시작 연습詩作鍊習 洪 海 里 엊저녁 난바다로 무작정 출항한 나의 백지선白紙船 해리호海里號 거친 물결을 밀고 나아갔다 오늘 꼭두새벽 빈배로 귀항했다 물고기 한 마리 구경도 못한 채 험난한 바다에서 흔들리다 파도와 달빛만 가득 싣고 축 처진 백기를 들고 투항하듯 쓸쓸한 귀항 나의 배는 허공 만선이었다. * 언제부터였을까. 허공만 채우고 돌아오던 것이. 만선의 꿈으로 살면서 빈배가 되기 일쑤인 것이 "무작정 출항" 때문일까. 물때를 탓할 것도 아니요 성긴 그물코를 의심할 것도 아니다. 일종의 버릇이다. 어두워지면 슬금슬금 나오는 물고기들의 유혹을 따라 난바다를 헤매는 이. 그러고 보니 새벽녘에 잠깐 뭔가 스친 것 같다. 연필로 노를 젓는 백지에 몇 마리 팔딱거리다가 지워진 소리, 주워 담을 수 없이 순식간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