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언덕 위의 바람 언덕 위의 바람 홍해리(洪海里) 보리밭은 베어져 누워 있다 타는 흙과 강물과 하늘도 아프긴 마찬가지지만 언덕 위를 달리는 바람은 맵다 내달리는 바람의 검은 발가락 사이 타버린 풀들의 한숨소리 마른 사랑의 언약의 허무함처럼 모든 길도 눈에서 끊어지고 목구멍에 타고 있는 뜨거운.. 시집『우리들의 말』1977 2005.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