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기 3

연대기年代記

연대기年代記 洪 海 里 봄, 그 금빛 사태 아침은 강물소리로 열려 햇살은 금빛, 사태져 흐르고 죽음을 털고 일어서 열기를 더하는 가느란 생명, 짙은 호흡 겨우내 달아오르던 거대한 수목들의 뿌리며 몇 알 구근의 견고한 의지 단단한 밤의 안개를 털며 아픈 파도로 솟았다 청청한 구름을 날리는 하늘, 은밀한 눈짓에서 언뜻 틔어오는 달뜬 사랑의 비밀. 고요 속에 벙그는 다디단 꿈 온 세상은 불밝아 아지랑이로 타오르며 건강하게 웃고 있었다. 여름, 그 찬란한 허무 죽음을 앓던 고통도 허무도 뜨거운 태양 앞에선 한 치의 안개일 뿐. 또 하나의 허탈과 어둠을 예비하고 폭군처럼 몰고 가는 자연의 행진. 가을의 풍요론 황금 하늘을 위해 영혼의 불은 끝없이 타오르고 폭염으로 타는 집념의 숲 무성한 잎들의 요란한 군무소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