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매원의 밤 3

옥매원의 밤

♧ 옥매원(玉梅園)의 밤 - 홍해리(洪海里) 수천 수만 개의 꽃등을 단 매화나무가 날리는 향(香)이 지어 놓은 그늘에서 꽃잎 띄운 술잔에 열이레 둥근 달도 살그머니 내려와 꽃잎을 타고 앉아 술에 젖는데, 꽃을 감싸고도는 달빛의 피리 소리에 봄밤이 짧아 꽃 속의 긴 머리 땋아내린 노랑 저고리의 소녀가 꽃의 중심(中心)을 잡아, 매화를 만나 꽃잎을 안고 있는 술잔을 앞에 놓고 부르르부르르 진저리를 치고 있는 시인(詩人)들, 차마 잔(盞)을 들지도 못한 채 눈이 감겨 몸 벗어 집어던지고.

옥매원의 밤

옥매원玉梅園의 밤 洪 海 里 수천 수만 개의 꽃등을 단 매화나무가 날리는 香이 지어 놓은 그늘 아래 꽃잎 띄운 술잔에 열이레 둥근 달도 살그머니 내려와 꽃잎을 타고 앉아 술에 젖는데, 꽃을 감싸고 도는 달빛의 피리 소리에 봄밤이 짧아 꽃 속의 긴 머리 땋아내린 노랑 저고리의 소녀가 꽃의 中心을 잡아, 매화를 만나 꽃잎을 안고 있는 술잔을 앞에 놓고 부르르부르르 진저리를 치고 있는 詩人들, 차마 잔盞을 들지도 못한 채 눈이 감겨 몸 벗어 집어던지고. (시집『봄, 벼락치다』(2006, 우리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