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수수 암꽃 옥수수꽃 洪 海 里 한여름 땡볕에 서서 한 사내가 아내의 누런 수염을 흩날리며 우주의 소리를 모으고 있었다 도레미파솔라시도 달밤이면 음계를 모아 소리통에 담고 있었다 도시라솔파미레도 달빛에 서걱이는 칼 부딪침 소리 알알이 박인 소리통을 채우고 있었다. 한낮 땡볕으로 익힌 가락 달 밝은 한밤이면 가락을 엮어 줄줄이 풀어내는 소리춤이 경쾌하다 발장구치며 뽑아내는 시원한 소리 멍석 위 한 사내가 하모니카를 불고 있다 별 하나, 별 둘, 떨어져내리고 견우가 직녀 찾아 은하수를 건너고 있다 오늘이 칠석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