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 』2016

옥수수꽃

洪 海 里 2013. 12. 26. 07:58

옥수수꽃

 

洪 海 里

 

 

옥수수

 

 

 

한여름 땡볕에 서서

한 사내가 아내의 누런 수염을 흩날리며

우주의 소리를 모으고 있었다

도레미파솔라시도

달밤이면 음계를 모아 소리통에 담고 있었다

도시라솔파미레도

달빛에 서걱이는 칼 부딪침 소리

알알이 박인 소리통을 채우고 있었다.

 

한낮 땡볕으로 익힌 가락

달 밝은 한밤이면 가락을 엮어

줄줄이 풀어내는 소리춤이 경쾌하다

발장구치며 뽑아내는 시원한 소리

멍석 위 한 사내가 하모니카를 불고 있다

별 하나, 별 둘, 떨어져 내리고

견우가 직녀 찾아 은하수를 건너고 있다

오늘이 칠석인지도 모르겠다.

 

  - 시집『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도서출판 , 2016)

 

'시집『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 』2016'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늘 밥상  (0) 2014.01.19
눈 · 눈 · 눈  (0) 2013.12.30
가을 저녁때  (0) 2013.11.02
부채[扇]  (0) 2013.08.14
'너무'와 '같아요!'  (0) 2013.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