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것은 바람으로 홍 인 우(시인) 시인께서 서명을 마치고 건네주시며 말씀하셨다. 이 시집 읽고 가장 마음에 닿는 거 한 편만 이야기해 줘요. 작고 낮은 음성이었다. 돌아오는 전철에서 시집을 펴들었다. 평소 책 읽는 습관대로, 다시 읽고 싶은 페이지는 위에서, 필사하고 싶은 부분은 아래에서 삼각으로 접으며 읽다가 어느 페이지에서 가슴 이 쿵 떨어졌다. 몇 번 몇 번을 다시 읽는데 자꾸만 눈물이 나와 다음 역에서 내렸다. 아마 창동역이었지 싶다. 너를 향해 열린 빗장 지르지 못해 부처도 절도 없는 귀먹은 산속에서 꽃초롱 밝혀 걸고 금강경을 파노니 내 가슴속 눈먼 쇠북 울릴 때까지. 홍해리 시인의 시 「금강초롱」 부분이다. 한 행을 한 연으로 삼았는지 행과 행 사이가 넓어 바람이 많이 드나 든다. 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