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은빛 속의 파스텔 은빛 속의 파스텔 홍해리(洪海里) 겨우내 마른 몸으로 텅텅 비어서 홀로 서기조차 겨운 빈 몸으로 천지가 악기 되어 스스로 울더니 안개 속에서 뱀들도 옷을 벗고 연한 속살을 대지 위에 대인다 봄비 내려 촉촉히 젖은 맨살로 바람은 우우우 몰려와 꽃나무마다 껍질 벗길 때 꽃잎 바른 창호지 문살 사.. 시집『난초밭 일궈 놓고』1994 2005.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