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철 5

시월

시월 洪 海 里가을 깊은 시월이면싸리꽃 꽃자리도자질자질 잦아든 때,하늘에선 가야금 퉁기는 소리팽팽한 긴장 속에끊어질 듯 끊어질 듯,금빛 은빛으로 빛나는머언 만릿길을마른 발로 가고 있는 사람보인다.물푸레나무 우듬지까치 한 마리투명한 심연으로, 냉큼,뛰어들지 못하고,온 세상이 빛과 소리에 취해원형의 전설과 추억을 안고추락,추락하고 있다.  * 투명한 보랏빛 구슬 자잘자잘 깨어진 사금파리. 여름내 반짝이던 싸리꽃 자지러든 자리 갈대꽃 피어 피어 은빛살 출렁이고. 금방이라도 끊길 듯 팽팽한 하늘 투명의 심연. 비스듬히 내리꽂히는 은빛 금빛 햇살 만릿길 떠나야 할 새들 하늘 길 긋는데. 우듬지 위태롭게 앉아 이별과 조락 예감하는 투명하고 씁쓸한 심사. 시월 한가운데 되풀이되는 가을 원형의 전설.    - 이경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