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으로 쌓는 탑 洪 海 里 말이란 입이 짓는 영혼의 집이요 시는 입으로 쌓는 탑이다 눈으로 말하고 손으로도 말하지만 시는 입으로 낭독하고 암송하라 '세상이 다 시다'라고 시맛만 다시다 말면 사별한 사내의 여자요 이혼한 여자의 사내 같은 시밖에 되지 않는다 며느리발톱 같은 시는 쓰지 마라 하늘에는 수많은 별이 반짝이고 있다 내가 천 편의 시를 쓰면 천 편으로 남을까 만 편을 쓰면 그렇게 남을까 하늘에는 해 하나, 달 하나뿐이구나 산 시는 죽은 시에게 안부를 하지 않는다 자발없는 짓거리나 하려거든 시여, 우리 헤어지자. * 시작 노트 기생 지친것 같은 시나 선생 지친것 같은 글은 쓰지 말자 하면서도 퇴물이라도 기생 얼굴을 그리려 들고 무식해도 선생 노릇을 하려 드는 걸 어쩔 수 없으니 나도 속물시인임에 틀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