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酒변잡기> "술 한 잔에 詩 한 수, 풍류에 취하네"
2004/05/20 / 동아일보 [홍석민 기자의 酒변잡기] "술 한잔에 詩 한 수, 풍류에 취하네" 시인 두보는 음중팔선가에서 이백을 두고 ‘말술에 백 편의 시를 짓는다’고 표현했다. 자칭 취선옹(醉仙翁), 술에 취해 물에 비친 달을 따려다가 빠져 죽었다는 전설까지 나도는 걸 보면 이백은 역시 동서고금을 통틀어 첫손가락에 꼽히는 주당이다. 그의 시 역시 술을 빼고 이야기하기 어렵다. 술 권하는 노래 ‘장진주(將進酒)’에서 그는 ‘소를 잡고 양을 삶아 즐겁게 놀아보세, 우리 서로 만났으니 300잔은 마셔야지’라고 노래한다. 300잔, 그의 호방한 기개에 감동하면서도 의구심이 조금씩 고개를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100년 3만6000일 동안 하루에 300잔씩 마시리라’는 ‘양양가(襄陽歌)’에 이르면 이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