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시를 위하여 洪 海 里 반세기 넘게 시를 써도 아직 시가 보이지 않는다 어떤 시가 좋은 시인지 여직 알지 못한다 한 백년 시에 매달리면 꼬리라도 잡을 수 있을까 오늘 새벽에도 나는 잠든 샘을 깨워 정화수를 긷는다 한 대접의 신선한 물 정갈한 마음으로 장독대에 올린다 한 편의 詩를 위하여! 포근한 칼끝 갈매기 한 마리가 칼끝 같은 바위 위에 앉았습니다. 시린 바람이 몰아치는 바다에서는 이만한 안식처도 없습니다. 불안해 보이지만 갈매기에게는 먹이를 찾아볼 수 있는, 최고의 전망대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동해시 추암촛대바위 -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동아일보 2020. 2.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