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장갑 -치매행致梅行 · 191 洪 海 里 자식 낳아 기르면서 애기똥풀 진액 같은 똥 한 번 묻히지 않은 부모라면 아비 어미 아니듯, 병든 아내 똥 한 번 안 만져보고 남편이라 할 수 있겠는가 자식들은 제 부모가 병들어도 왜 뒷수발을 들지 못하는가 어찌 아니 하는 것인가 비닐 장갑을 끼고 버무린 김치 깍두기 제대로 맛이 나겠는가 살이 닿아 무쳐진 김치가 제 맛이지 오늘도 집사람 기저귀 갈아주고 뒤처리를 하다보면 내손은 이미 황금손이 되어 있다. ------------------------------------------------------ 그믐달 -치매행 · 210 미안하다 아내여, 널 사랑해서, 난 죽고 싶다, 네가 차기 전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