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2

<후기> 영혼의 울림을 위하여

영혼의 울림을 위하여/洪海里 ---시집 『淸別』의 서문 홍해리(洪海里) 영혼의 울림을 위하여 집을 떠나 배를 타고 망망한 바다 그리운 섬으로 떠돌 때면 나의 시는 확성기를 통해 해면에 깔리는 유행가 한 가락만도 못하다. 그림 앞에서나 우리의 춤사위를 볼 때도 나의 시는 맥을 못 춘다. 하물며 자연 앞에서야 그냥 무력해지고 막막할 뿐이다. 한 편의 시는 내 영혼의 기록, 그 살로 빚은 한 잔의 독주여야 하고, 달빛을 교교히 엮어 현현묘묘 울리는 피리 소리 --- 바로 그것이어야 한다. 나의 시는 인수봉의 단단한 바위벽에 뿌릴 박고 천년을 사는 작은 소나무를 싸고 도는 바람소리, 어느 해 남해의 갑도 절벽 위에서 보았던 정월 초여드렛날의 맑고 푸르른 바닷빛, 초저녁부터 새벽녘까지 우이동 골짜기를 흔들며 피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