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아홉
그대 앞에만 서면
그 맑은 눈빛 마주 바라보지 못하여
선뜻 다가서지도 못하고 주춤대며
한 뼘 얇아진 가슴만
괜스레 울렁대던
봄날의 홧병(花炳)
꽃멀미 / 김성덕
햇살에는 씨앗이 있나 보다
바람에는 씨앗이 있나 보다
뾰로퉁하게 입 내민 햇살은 바람은
초록실 꿴 바늘의 씨앗을 숨기고 있나 보다
바야흐로 초록빛,
햇살의 바람의
몽정기는 끝나고 있나 보다.
햇살에는 바람에는 / 백숙천
달빛 건듯 비치는 산그늘 같은
적막강산 혼자서 놀다가는 것 뿐
아득한 것이 어찌 너뿐이겠느냐
바람에 슬려가고 파도에 씻기는,
그리움과 기다림도 그런것이지
꽃물 든 한 세월도 첫눈 같은 것
손톱달 쓸쓸하다 울고 갈 거냐
눈썹 끝 삼박이는 한 순간인 걸
그리운 봄날 / 홍해리
노을빛 화선지에 사연으로 오실까
청모시 장삼자락 바람으로 오실까
황금 마패 감추고 남루로 오실까
꽃마차 갈채 속에 풍악으로 오실까
어떻게 오실까 / 임보
신갈나무 숲에선 경쾌하고
활기찬 재즈를 부르고
굴참나무 우거진 곳에선
힘차고 우렁찬 행진곡 소리가 난다
초여름 숲속에선
자주 풀빛 음악회가 열린다
신갈나무 숲에선 재즈소리 눈부시다 / 송문헌
별빛을 쫓다가 가슴에 구멍을 낸다.
만질 수 없는 그리움이 그렁거리다 목울대를 친다.
제 설움에 겨워 내는 소리, 하모니카를 분다.
들숨 날숨으로 오르내리는 음계,
혀끝으로 조율되는 가락이 불협화음이다.
온음표만큼 길게 들어 마시려다,
이분음표에서 숨이 막힌다.
한숨처럼 내질러지는 날숨은 음계의 폭을 넓히는데
안으로 은밀하게 끌어들이는 들숨은 늘 숨이 차다.
내 안에 고여있는 그리움 쏟아버리고,
세상에 흐르던 맑은 이야기 들숨으로 한 모금씩
담아 가며 하모니카를 분다.
내 안의 오늘이 입안에서 세상 밖으로 쏟아진다.
내안의 하모니카 / 목필균
오실 날
아니 오시는 사람 !
오시는 것 같게도
맘 켕기는 날 !
어느덧 해도 지고 날이 저무네 !
맘 켕기는 날 / 김 소월
손바닥 펴
꽃빛아래 놓으니
꽃빛 그늘 앉아 아롱집니다
며칠전 간
비원에서 본
그 꽃빛생각 절로 납니다
그 밝음과 그늘이
열렬히 사랑하고 있습니다.
내 손바닥 위에서...
꽃빛 / 천상병
꽃빛이 가득한 것만 모아봤습니다.
동안 찍어둔 사진을 하나 하나 보고
있자니 사진 찍는 구도나 빛깔이
조금씩 좋아진것도 있고,,합니다
이젠 꽃이 지고 많이 좀 허전합니다만,
그래도 무언가를 찾아 다닐것 같습니다.
힘찬 하루 맞이하시길 빕니다
^^
쇼팽 / 야상곡 / 1~7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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