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꽃의 바람과 구름이 먼 산정의 태양을 가리운다만 집 없는 이들도 허리를 펴고 나들이에 분주하다 가녀린 여자의 자연 속에도 새벽의 씨는 뿌려져 가늘게 떠는 원시의 율동이 돋보인다 저녁이면 저마다 떠나갔던 숲 속의 새 떼도 다시 돌아와 빛나는 태양의 빛살에 놀라 혼사 준비에 열중한다 아직은 언제나 소망의 투망질 가끔 낚아 올리는 눈이 큰 허무의 껍데기 허깨비처럼 가슴을 울리는 망치소리 집 없는 이들도 마음 놓고 아내의 가느란 손목을 잡고 나들일 하는 오후 허깨비의 끝없는 망치질 소리 암울한 하늘 아래 더욱 똑똑히 가슴에 와 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