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選集『洪海里 詩選』(1983)
새를 기르는 여인
洪 海 里
매일출근길의 피아노 소리창문으로햇살이 가득한 방안건반을 두드릴 때마다포롱포롱 튀어오르는 새 떼방안 가득히 날아다닌다누구나 이곳을 지나면서귀를 모으면목마른 손으로제단같은 건반을아직은 여린 손으로 두들기고 있다돌아오는 길에하루의 멍멍한 귀를집중해 보면여인은 꽃나무깊은 밤이다달빛이 깔린 인연의 통로에서흔들리는저녁나무추녀 아래로튀어내리는 리듬방안은 자연고요한 바람에 날으는 새여!날개에 묻어나는한 마리의 율감내 가슴에 꿈으로 탄주하는하루의 생활.
(시집『投網圖』19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