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選集『洪海里 詩選』(1983)

자하紫霞

洪 海 里 2006. 11. 17. 05:32

자하紫霞

 

洪 海 里

 

  1

어쩌다 자꾸 하늘을 오른다.

불에 타고 있는 육신이
기름 속으로 달려가고 달려가고.

다시 살아나서 일렁이는 불꽃과
은밀한 꽃잎의 눈짓이 만나

절벽을 기어오르는 것은
바람 탓이다 바람 탓.

아아, 바람은 불어서 타는 불꽃을 일으키고
하늘로 하늘로 오르는 나를 어쩌지 못하네.

 

  2

그대 말씀 하나가 가슴에 와서
돌이 되었다
그 돌이 자라서 섬이 되더니
눈 뜨면 그 위를 떠도는 바람으로 끓고
밤이면 기슭만 끝없이 핥다
끝내는 동백꽃이 피고 말았다.

 

(시집『우리들의 말』1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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