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選集『洪海里 詩選』(1983)
아지랑이
洪 海 里
싸움터에서 돌아오는허기진 사내들의 기침소리죽은 풀잎을 들고이슬 속에서 일어서고 있다.도시의 거리마다눈썹이 무성한 여자들이하루에도십리를 몇 번씩 하품하며자꾸만침몰하는 지구를 두드리고 있다.햇빛과 바람의 남쪽에서동백은 터져 후피향을 나르고낯익은 듯한 사내와 여자가눈 밖으로 사라지고 있다.환상의 불을 지피고 있는도시의 아이들스러지는 건물의 그림자 속으로눈알에 불을 달고 날아다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