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選集『洪海里 詩選』(1983)
자하紫霞
洪 海 里
1
어쩌다 자꾸 하늘을 오른다.불에 타고 있는 육신이기름 속으로 달려가고 달려가고.다시 살아나서 일렁이는 불꽃과은밀한 꽃잎의 눈짓이 만나절벽을 기어오르는 것은바람 탓이다 바람 탓.아아, 바람은 불어서 타는 불꽃을 일으키고하늘로 하늘로 오르는 나를 어쩌지 못하네.
2
그대 말씀 하나가 가슴에 와서돌이 되었다그 돌이 자라서 섬이 되더니눈 뜨면 그 위를 떠도는 바람으로 끓고밤이면 기슭만 끝없이 핥다끝내는 동백꽃이 피고 말았다.
(시집『우리들의 말』19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