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곤
洪 海 里
들길을 돌아오는 비인 달구지
쓸쓸한 황혼만 가득 태우고
바퀴 아래 깔리는 자갈만 억울하다
무성한 보리밭을 지날 때에도
황소방울은 울리지 않고
고달픔만 어깨에 굳은 살로 쌓인다
밤새도록 밀려오는 해일을
막소주 한 잔에 내어맡기고
죽음 곁으로 죽음 곁으로
우리는 죽은 듯이 내닫고 있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시집『우리들의 말』1977) | |
춘곤
洪 海 里
들길을 돌아오는 비인 달구지
쓸쓸한 황혼만 가득 태우고
바퀴 아래 깔리는 자갈만 억울하다
무성한 보리밭을 지날 때에도
황소방울은 울리지 않고
고달픔만 어깨에 굳은 살로 쌓인다
밤새도록 밀려오는 해일을
막소주 한 잔에 내어맡기고
죽음 곁으로 죽음 곁으로
우리는 죽은 듯이 내닫고 있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시집『우리들의 말』197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