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選集『洪海里 詩選』(1983)
백목련
홍 해 리
달빛이 깨어지게 시리던 밤에하늘에서 내려온 소복의 여인나뭇가지마다 끝끝으로 앉아서하이얀 비둘기를 날리고 있다하늘 끝까지 하늘 끝까지파도치며 오르는 날개짓소리한밤의 맑디 맑던 잠을 데불고사라지는 아침의 서늘한 바람새벽달만 조각조각 깨쳐버리고땅 위에 떨져버린 짧은 이 봄밤.
(시집『우리들의 말』19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