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選集『洪海里 詩選』(1983)

겨울밤의 꿈

洪 海 里 2006. 11. 19. 06:17

겨울밤의 꿈

 

홍 해 리

 

 

이립리而立里 지나 불혹봉不惑峯에 올라도
나무 한 그루 보이지 않고
숲도 눈에 띄이지 않느니
눈이면 다 눈으로 알다
오늘은 온 세상이 칠흑빛
이제야 눈이 트이는 것인지
솔바늘 사이를 가는
헝클린 바람의 투명한 날개
가슴속엔 순진무구의 아이가 살아
그 빛나는 눈빛으로
바람 찬 지창 안에 불을 밝히느니
잃었던 말씀을 모아
집을 이루리라
잠 먼 겨울 들녘같은 밤
삼경이면 반야의 꽃을 위하여.

 

(시집『바람 센 날의 기억을 위하여』1980)

 

'詩選集『洪海里 詩選』(1983)'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섣달에 잠깨어  (0) 2006.11.19
별곡  (0) 2006.11.19
바늘과 바람  (0) 2006.11.19
바람 센 날의 기억을 위하여  (0) 2006.11.19
찰나  (0) 2006.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