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푸른 느낌표!』2006

아름다울 미「美」자「字」는 여자다

洪 海 里 2006. 12. 5. 02:51

아름다울 미「美」자字는 여자다
  ― 누드 크로키 · 1


洪 海 里
 



몸은 몸이고
마음은 마음이나
몸과 마음이 하나인 세상
여자는 한 편의 詩「美」字로 선다
그렇다
여자는 미이다
한 편의 시
한 권의 시집詩集이다
시의 집이다
시인이여, 그대의 탁한 눈으로 세상의 무엇을 노래할 수 있겠느냐
저 동중정動中靜의 동으로, 또는
정중동靜中動의 정으로
서 있거나
앉아 있거나
누워 있는
저 자연自然을 보아라
그대의 눈빛이 얼마나 흐리고
그대의 손끝이 얼마나 허둥대는가
아니, 그대의 속셈이 얼마나 간교하고 음흉한가를
시간은 정직하게 일깨워 주지 않겠느냐
시라고
글이라고
그대가 펼치는 축제가 사실은 텅 빈 허상이 아니겠느냐
한 포기 풀처럼
한 송이 꽃처럼
한 그루 나무처럼
아니, 바위처럼
그냥 존재하는 저 몸피를 보라
어디서 아름다움이 피어나는가
바로 발끝에서 꽃이 피고 있는 것을 그대는 아시는가
그렇다
여자는 한 권의 시집인 「美」字로 핀다.

- 시집『푸른 느낌표!』(2006, 우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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