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푸른 느낌표!』2006

게릴라 전법

洪 海 里 2006. 12. 5. 02:52

게릴라 전법
 ― 누드 크로키
 


너에게 가는 길은
일방통행
순식간에 반짝이며 오가는
직선이다
나슬나슬한 너의 그곳으로
광속의 쌍창이나
수천 수만의 빛화살이 박힌다
생략할 것 다 잘라버려도
존재하는 것은 순수한 아름다움
너는 움쩍도 않고
있는 그대로만 보라고,
자늑자늑 움직이는 선을 따라
나지리 보지 말라
눈뜨고 보지 말라 하네

눈마다 몽실몽실 부푸는 꽃망울
견고한 생이 파르르 떨며 피어나
새털처럼 날아 오르고
고무풍선처럼,

또는 비누방울처럼
가벼이, 아주 가벼이

꽃가루 같은 아쉬움을 불어 올리고
언어의 끝에, 아니면
침묵의 끝에 머무는 기막힌 젊음
부드러운 곡선
향기로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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